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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인테리어 비법

눈앞에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에 어지럽다.
그 정보가 모두 나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면 더더욱 마음의 짐이 되어 창의적인 일에 손을 댈 틈도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만다.
아아
이렇게나 생산성 없는 하루를 보내다니
허망하다.
그러나 모든 걸 무시한 채로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

애쓰게 기른 머리를 잘랐다.
간신히 허리에 닿을랑 말랑 했던 머리가 이제는 겨우 어깨를 덮는다.
가볍지만 편안하다.
모두 긴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했지만 내게 머리는 모래주머니이다.
일을 하기 앞서 청결하게 몸을 단장하는데, 긴 머리만으로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힘을 빼앗긴다.

자주 가는 카페가 어수선해지고 있다.
집에서 도망쳐 카페를 오는 카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보의 없음에 있다.
있다 하더라도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가벼운 감상에 끝나 곧바로 할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좋아했던 이 공간도 그러하다.
비어있는 공간들이 주는 숨통의 트임과 간결했던 멋스러움에 가구 하나하나 눈에 띄었다.
지금은 책장에 빼곡히 무언가 채워져 있고, 비워져 있는 공간을 가만두지 못하는 느낌에 답답하다.
그나마 개방감 있는 천장으로 인해 허용가능한 범위를 간당간당하게 넘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를 알아감으로 인테리어에 대해 배우곤 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많은 물건을 필요로 한다. 그것에는 욕심이 대부분이겠지만 적어도 얼굴 바르는 로션과 바디로션, 헤어에센스는 각각의 효율성에 따라 모두 필요한 법이니까.. 하하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 정말 많이도 버렸는데 아직도 많다.
취미가 많은 나는 이것저것 중단한 용품들이 있는데, 가끔 꺼내어하면 즐겁기에 모두 포기하기 어렵고
이러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많은 정보가 생기는 거다.

아 마따 저거 해야 하는데!
아.. 저거 언제 처리하지…

상상만으로도 벌써 어지럽다.

이럴 때 종종 미니멀라이프 책을 본다.
근데 사실 우리 집은 다른 집들에 비해 이미 물건이 많지 않아서 더 줄이기 어렵기도 하다.
다만 내가 원하는 궁극의 인테리어에 다다르려면 밖에 꺼내져 있는 물건은 내 눈을 만족시켜 줄 한두 개의 장식품 외엔 없는
그런 ‘무’의 경지라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좋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