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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 거리가 먼 사람이 서점에 방문하는 것 우리 집엔 커다란 책장이 있었다. 그 안에 백 권이 넘는 동화전집에도 나는 좋아하는 책 몇 권만 돌려 읽는 아이였다. 펼치면 쩍쩍 소리가 날 정도로 날 것 그대로였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내가 읽는 5권 남짓한 책들은 닳고 닳아 책등만 봐도 찾아낼 수 있었다. 조금 더 자랐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만화책에 빠져 본 걸 보고 또 보고 하도 많이 읽은 탓에 책등까지 뜯어져 책이 낱장으로 분리가 될 만큼 읽었다. 하지만 난 누군가 신화 속 등장인물에 대해 물으면 이름과 내용을 똑 부러지게 설명하지 못했다. 응, 나는 조금만 긴 문장이 나오면 한 자 한 자 천천히 읽지 않고 후루룩 훑어본 뒤 어림짐작으로 넘겨버리는 그런 사람이다. 음악을 들을 땐 가사가 아닌 리듬에 몸을 맡기고, 일본 애니메이.. 더보기
한가득 풀떼기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멀어져 추억을 만들러 가는 길 지하철을 타고 먼 거리를 가는 이유는 드넓은 자연의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서이다. 정확한 목적이 정해져 있을 때 가끔 가는 길이 멀고 지루해지곤 한다. 핸드폰을 보며 목적지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다 잠깐 고개를 든 순간 유리창에 펼쳐진 풍경이 이미 여행은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