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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나씩

나란 주인을 만났으니 강하게 자라야 한단다.

옥상에서 허브를 키우고 있다.

시작은 아마 올해 봄쯔음이었다. 처음은 아빠 텃밭에서 캔 애플민트였는데, 실내에선 시들시들하던 게 물 만난 고기처럼 잎의 색이 쨍해지더니 엄청난 번식력으로 미친 듯이 자라고 있다.

원래 라벤더도 같은 화분에 심어져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강렬한 햇빛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잎이 타서 죽어버렸다.

5월에 언니가 박하를 선물해 주어서 옥상정원에 식물하나가 추가되었다. 원래부터 밖에서 키워지던 아이라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더라.

사진도 5월, 박하가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찍은 것.

 

무튼 오늘 박하를 수확했다. 따로 약을 치지 않았더니 흰가루이가 생겨서 화가 난다.

흰가루이를 처리는 해야 할 것 같은데 옥상이고 야외라 다른 식물들이 주변에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싶다. 흰가루이 때문에 잎이 하얗게 떠버리니까 차로 만들기가 꺼림칙하다. 그래서 수확한 박하도 그냥 돌돌돌 말아 방향제처럼 쓰려고 한다. 

그리고 여름이라 그런지 너무 뜨거운지 허브들이 정신을 못 차리는 것 같아서 자리를 약간 그늘이 드는 곳으로 옮겨주었다.

애플민트는 뿌리를 살짝 나누어서 골고루 심어주었는데, 처음에 아빠가 준 뿌리 그대로 흙에다가 꽂아두었더니 그 상태로 빈틈없이 자라서 웃자람도 생기고 잎이 찌그러져서 나더라.

 

아아..

지금 옥상에 올라가 물 주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침부터 잠깐 쪼그려 앉아있었다고 벌써 졸리다. 옥상 식물을 여기서 더 늘리는 건 체력적으로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