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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슐랭 가이드/커피, 차, 그리고 공간

친구 홈카페 놀러 가는 기분으로, 웰컴 투 마이홈

우연히 오픈 날부터 가게 된 카페

웰컴 투 마이 홈

 

이후에도 여러 번 커피를 마셨지만, 대부분 테이크아웃만 해서 후기를 쓸 생각을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의 기준은 일단 '커피의 맛'이다.

인테리어가 아무리 멋져도, 맛있는 디저트가 있어도, 커피가 맛이 없으면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워진다.

 

커피콩의 맛과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상큼한 산미의 커피를 종종 즐기는 편인데, 

웰컴 투 마이홈의 [Some Juice?] 블랜드 원두가 그 욕구를 완전히 해소시켜 주는 맛이다.

맛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Peach, Cherry, Milk Chocolate, Juicy]

상큼한 딱복, 햇빛을 강하게 받고 자란 과육의 상큼하고 짜릿한 맛이 체리향과 함께 강하게 느껴진다.

 

기본 블랜딩 원두인 [Some Tea]는

베이커리와 함께 했을 때 개운함이 느껴지는 깔끔한 맛의 커피였다. 다크 초콜렛이 느껴지는 깊은 바디감.

 

이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드립커피가 있고, 기회가 된다면 먹어 볼 예정이다.

 

 

아까 디저트가 맛있어도 어쩌고 했지만,

이곳을 좋아하게 된 큰 이유 중 하나는 베이커리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실 때 지나치지 못하는 페이스트리류, 특히 크루아상과 간단하게 즐기기 좋은 까눌레, 쿠키 같은 제과류

전부 매장에서 사장님이 직접 만들고 있다.

 

또 페이스트리를 직접 만드시는 것 같다.

직접 물어보고 확인받은 게 아니라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만들어진 모양새나 맛이 시중에 판매하는 페스츄리 생지를 이용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공장에서 뚝딱 만들어지는 생지에 비교하면 투박하고 삐뚤빼뚤한 느낌이 있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맛은 정말 사랑스럽다.

정성스레 만들어진 홈메이드 빵을 이렇게 쉽게 먹을 수 있어 참 좋다.

 

그리고 까눌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까눌레 겉의 질긴 맛과 속의 안 익은 듯한 식감을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는 제과였다.

그런데 사장님이 가장 자신있는 메뉴라며 주셔서 먹어보고는 까눌레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잘 만든 까눌레는 이런 맛이구나

처음으로 맛있게 먹은 까눌레였다. 추천하고 싶을 정도

 

 

생각보다 찍은 사진이 많더라

인테리어가 참 귀엽고 예쁘다. 공간마다 어떻게 꾸밀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곳곳에서 카페에 대한 애정이 많이 느껴진다.

 

다만 사람이 조금 몰릴 때 방문하면, 보고 싶지 않아도 보이는 게 있다. 

작업 동선이 어지럽다는 것.

손님이 상관 할 바가 아니지만, 기다리는 공간과 함께 펼쳐진 오픈된 작업 공간에서

기다리는 사람, 주문하는 사람, 일하는 사람이 여기저기 뒤엉켜서

혼란의 도가니탕이 되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보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주문이 나오기까지 더 오래 걸리고,

사람이 조금만 많아져도 매장이 정신 없어짐으로 바쁠 땐 방문하지 않게 된다.

 

 

지하로 반계단 내려가면 좌석이 있다.

막혀있거나 지하인 공간을 선호하지 않아서 그냥 그렇다.

이건 취향차이인데 창이 있거나 뚫려있는 공간을 좋아하다 보니 답답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막상 앉으면 보기보다 괜찮다.

이유는 천장에 거울이 달려있어 지하의 단층이 낮은 단점이 어느 정도 보완이 되고

바로 옆에 난 창에 햇살이 비출 때 지하의 차갑고 축축한 느낌이 조금 사라진다.

지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 같다. 😀ㅋㅋ

 

사운드도 좋다.

선곡도 차분하고, 좌석있는 지하까지 골고루 울려 퍼진다.

 

 

 

오전 10시까지 모닝커피 1,500원 할인이 된다.

또 텀블러 할인은 시간 상관없이 1,500원

아침에 커피 한 잔 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웰컴 투 마이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