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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나씩

8월의 책갈피


웃기게도 느긋하게 사는 걸 좋아하면서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약간의 불만이 있다.
쉽게 말해 작업물에 시간을 쏟진 않으면서 하늘에서 뚝하고 완성품이 떨어지기를 바란다.
머릿속에서의 나는 아주 바삐 움직이기 때문인 걸까? 갖가지 아이디어를 실천하고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머리와는 달리 육체는 바람 한 점 없는 바다처럼 고요하고 평온하게 지내기를 바란다.

나는 한량이다.
오래전 어른들에게 우리 가문의 사람은 한량이라 유유자적하게 사는 걸 좋아했다고 들었다. 그거야 일을 하지 않아도 놀고먹을 수 있는 정도의 부가 있다면 누구나 그렇겠거니 하지만, 스스로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하는 나도 그렇다. 근무 외의 다른 시간에는 자연에서 사색을 즐기고 느긋하게 작은 취밋거리를 하면서 부와 명예 같은 욕심 없이 산다.
역시 가장 원하는 건 완전한 한량이 되어 사는 것…
말하고 보니 누구나 원하는 것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좀 더 부지런한 한량이 되어서 일을 효율성 있게 줄이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살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 같은데, 아아 난 그저 우리 집 화초 시든 잎을 정리하며 음악을 듣고 싶다.
맛있는 커피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그래.. 나중에 더 완벽하게 놀기 위해 오늘은 열심히 살아보자 멋진 한량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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