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 EPISODE

매일 스쿼트 50개 : 저질체력의 생존근육 만들기 2주차

나의 멋진 인생을 돌아보자면 운동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다. 

그나마 하는 건 집 근처 산책정도며, 헬스장을 일주일 이상 다녀본 적 없고 그마저도 찜질방만 애용했다.

그렇다. 몸에 근력이 하나도 없는 흐물텅 인간이다.

 

어느 순간부터 앉아있는 것 조차 힘들었다.

하는 일과 취미생활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서 보내는데,

이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처럼 느껴지기 시작해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모든 일에 능률이 떨어졌다.

 

웃기게도 처음엔 성인 ADHD를 의심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 정신적인 문제라고 느꼈다.

하지만 좀 더 고민해 보니 가장 큰 이유가 앉아있는 것 자체를 몸이 견디질 못해서였고,

결국 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최근에 두번째 코로나에 걸리고 골골대기 시작할 때 허리마저 삐어버렸다.

아픈 데다 몸도 잘 못 가누는 극한의 난이도의 병치레를 하고 나니

새삼 내가 얼마나 나약한 저질체력의 인간인지 실감하였고 몸이 낫자마자 인생의 루틴하나 추가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스쿼트 100개!

 

현실은 잔혹했다 

몸을 써본 적이 없는 나약한 내가 100개라는 어마무시한 숫자의 스쿼트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고 10개 -> 10초 휴식을 번갈아가며 하니 겨우 50개를 할 수 있었다.

 

이틀차가 되니 허벅지에 이상반응이 왔다. 계단을 오를 때나 의자에 앉거나 일어설 때 다리가 미친 듯이 떨렸다.

주인이 평생 안 하던 짓을 해서 근육이 당황한 것 같았다. (허벅지 : 주인 왜 그래..!)

이 다리로는 스쿼트가 불가능하다고 느낄 정도였다. 부하가 오는 만큼 개수를 줄여서 해보라는 조언에 30개를 겨우 했다.

그렇게 다음 날, 걷다가 다리가 풀려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ㅋㅋㅋ)

 

2-3일 30개씩만 하고 푹 쉬었다. 4일 차에 근육의 당황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이제 이 녀석도 나의 굳은 의지를 느끼곤 앞으로의 인생을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50개의 쓴맛을 보여줬다.

야! 너두 할 수 있어!

 

5일 차 조금 할만해져서 10개를 더 추가해 60개를 해봤다.

6일 차 하루종일 이동이 많아 체력을 많이 써야 했던 날인데 평소보다 덜 힘들었다. 기분 탓인지 에너지 총량이 조금 늘어난 것 같았다. 

7일 차 50개가 꽤 버거움

8일 차 생리통으로 휴식

9일 차 어제와 마찬가지

10일 차 30개

11일 차 40개

12일 차 50개

13일 차 50개

14일 차 50개

 

스쿼트를 쉬는 날, 50개를 완전히 채우지 못한 날도 있었지만 스스로 만족할 만큼 스쿼트를 멋지게 해내고 있다.

시작이 가장 어렵다는 말처럼 몸을 좀처럼 쓰는 일이 없던 내가 근육을 단련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시간, 내가 정한 루틴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간단한 스트레칭 후 바로 스쿼트하기] 인데

일어나면 몸이 너무 무겁고 힘들어서 예정대로 하기 힘들었다.

현재는 지속성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있다. 따라서 '무리하지 않고, 하고 싶은 시간대에, 몸이 가능한 만큼'만 하고 있다.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놀랍게도 몸이 느낄 정도로 체력증진의 효과가 보인다.

앉는 게 힘들어지면 자세가 점점 나빠지는데, 요즘은 허리부근에 잡아주는 힘이 생겨 전보다 조금 더 오래 바른 자세로 앉아 있는다.

또, 전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에 있는 근육까지 좋지 못한 방향으로 끌어다 써서 인지 하부 승모근(등부분)이 자주 아팠는데

그 부위가 아프지 않고 신경이 덜 쓰인다.

 

불편한 점도 있다.

자세가 아직 올바르지 못한 건지, 최근에 크록스를 신고 오래 걸어서인지 모르겠는데

지난 코로나 때 삔 허리가 조금 무리하면 바로 아프다.

오늘도 아픈 허리로 인해 아직 스쿼트를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자세는 계속하다 보니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고,

일단 신발을 바꿔서 허리에 최대한 무리가지 않도록 하는 중이다.

 

다음 기록에서는 더 건강한 내가 되어 있기를 바란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