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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EPISODE

저질체력의 스쿼시 냅다 치기

그렇다.
나는 자타공인 근육 0%에 수렴하는 말랑인간 붐따.
코로나 2번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하는 스쿼트도 있지만,
아무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재미나게 하는 스포츠도 원했단말이지.

어릴 적 꽤나 쳤던 배드민턴으로 인해 테니스나 스쿼시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했고 아주 만만하게 보았는데,
위풍당당하게 스쿼시장으로 입장한 나는 엄청난 굴욕을 안게 된다.

그렇다!
공을 칠 수 없는 것이다.

배드민턴 깃털공과는 전혀 다른 묵직한 공의 무게,
거기에 속도감이 붙어 더해진 강력함에 나약한 손목은 너덜거리게 되었다.

손목을 사용해서 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대들은 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뒤로 꺾여버리는 손목의 설움을 아는가.

그렇게 스쿼시 1회 차는 손목과 엉덩이의 아픔을 얻은 채
제대로 된 핑퐁조차 하지 못하고 끝이 났다.

-
나는 가끔 굉장한 승부욕이 생긴다.
오늘은 기필코 전보다 나은 나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을 한 뒤 스쿼시장에 입장했다.

첫 번째 공에 발을 내딛자마자 지난번 다친 엉덩이 근육이 소스라치게 놀라 더 큰 고통을 느꼈지만
분명 난 성장하고 있었다.
이제는 몇 번의 핑퐁이 가능하고, 혼자서도 공을 치고받기가 가능해졌다.
공의 움직임을 대충 알아버린 것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으니.
지난번엔 거의 제자리에서 공을 치는 것만 했고, 움직임이 크지 않아서인지 1시간이 아쉽게 느껴졌다.
오늘은 핑퐁이 가능한 만큼 1개의 공을 썼다.
날렵하게(날렵하지 않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함과 무한 공 줍기로 인해 30분도 채 되지 않아 체력이 바닥나버렸다.

또 목은 왜 이렇게 마르는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더니 50분쯤 되니 배가 차가워지면서 복통이 왔다.
나는 몰랐다. 뜀박질이 많은 운동 중엔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는 걸.

스쿼시 2회 차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실력이 늘었음에 만족스러운 하루였으나 스쿼시 3회 차가 조금 두려워지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