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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슐랭 가이드/커피, 차, 그리고 공간

더피터커피(the p;ter), 한옥 스타일의 고즈넉한 힙당동 카페

 

신당동 중고가구거리의 세월이 느껴지는 오래된 건물과 함께 시장의 북적거림을 지나면 

갑자기 따스한 분위기와 함께 찻주전자가 나란히 놓여있는 건물이 보인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낯설지만 편안한 풍경에 나도 모르게 목적지를 변경해 홀리듯 들어간다.

 

 


 

 

찻주전자가 눈길을 끌었지만,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처음 가본 카페는 꼭 아메리카노!라는 나만의 규칙이 있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먹어보면 전체적인 맛을 가늠할 수 있어서이다.

 

첫맛은 가볍고 경쾌하며 산뜻한 산미가 전체적인 맛을 이룬다.

삼키고나면 달큰하고 부드러운 향이 커피가 지나간 자리에 오래도록 남아있다.

 

다시 마셔보면

처음은 오렌지나 귤 같은 시트러스의 상큼함

이후, 살짝 녹은 초콜렛에 절여진 밀가루빵에 더불어 같이 녹아내린 마쉬멜로우 

좀 더 쉽게 말하면 전자렌지에 10초 돌린 초코파이 맛이 난다.

마지막엔 겉이 살짝 탄 마쉬멜로우가 남긴 달고나향이 코끝을 스쳐간다.

전체적인 맛은 정말 가벼우나 쌉싸름한 맛이 혀에 남는다.

 

 

 

 

B _ #65

과일의 새콤달콤함, 브라우니의 고소함, 밀크 초콜릿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리, 레몬, 밀크초콜릿, 코코아, 브라우니

 

나름대로 맛을 느껴보고 난 뒤, 원두의 설명대로 하나하나 느껴본다.

참 재미있다.

 

 


 

 

찻주전자가 소품인지, 정말 사용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다도하기에 적합한 인테리어에 차분한 음악이 흘러나왔다.

2층, 3층 모두 동그란 유리창이 있는데 고요하게 사색을 즐기기 좋았다.

 

특히 3층에 있는 구 형태의 조명, 간접조명이 설치된 대들보, 원목 테이블,

콘크리트 바닥의 중앙을 돌을 사용해 변형시킨 것까지

오래된 건물에 한옥의 느낌을 주기 위해 한 인테리어가 인상 깊다.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는데, 만드는 곳은 보이지 않는다.

다들 먹음직해 보여 고민 끝에 크림치즈 컵케이크를 골랐다.

 

머핀지를 벗겨 반을 가르니 가운데에 크림치즈가 숨어있었다.

크림치즈를 넣어 반죽해 전체적으로 섞여 들어있을 거라 예상했다.

예상과 달랐지만 오히려 좋았다.

크림치즈필링을 가운데에 채워 구운 것 같다.

수분이 날아가 콩비지처럼 몽글몽글한 크림치즈필링은 가볍고 부드러웠다.

본래 크림치즈처럼 꾸덕하지도, 커스터드 크림처럼 흐르듯 녹아내리지도 않는다.

 

수분감 없는 퍽퍽한 파운드케이크에 어울리는 형태

건조하지만 부드러워서

내 컵케이크가 축축하게 젖을까 봐 빨리 먹어야만 하는 촉박함이 없다.

 

 


 

 

창밖의 오래된 건물과 높게 차곡차곡 쌓여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아파트

그리고 그 사이에 심어진 나무의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글을 쓰기에 좋은 곳

일기, 누군가를 생각하며 쓰는 편지, 머릿속에 맴도는 고민, 상상에서 나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어떤 거라도 좋다.

 

비어있는 종이와 좋아하는 볼펜을 들고 약간은 센티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

 

 


 

 


더피터커피

the p;ter

10:30 - 21:30, 일요일 휴무

서울 중구 퇴계로 411 더피터커피

010-2302-5026

 

아메리카노 4.5

크림치즈컵케이크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