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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해진 마음에 비가 내리고 조명의 힘은 대단하다. 주황빛으로 갓이 씌워진 전등 아래 앉아 있으니 울려 퍼지는 노래 또한 나라는 영화의 배경음악이 된다. 곧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 그 과정에 오랜 시간 신뢰를 다지던 이들과의 관계도 어긋났다. 균열은 갑작스럽지 않았다. 조금씩 서서히 할퀴던 스크레치는 점점 선명히 자국을 내어 틈을 만들었고, 소중히 보관되던 마음은 줄줄 세어나왔다. 모두가 각자의 시선으로 서운함과 상대의 부족함을 외치던 때에 나는 집에 돌아와 울고 웃고 한참을 털어내다가 문득 돌아보니 깨끗하게 정리된 방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우뚝 서 있는 나 견고하게 성장한 것이 기특하다. 담담하게 의사를 밝혔다. 망치질에 무기는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지듯 과정 속에서 나의 다짐은 확고해졌다. 더보기
마음의 색깔은 오렌지 가끔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게 친절을 보여주었던 고마운 사람들, 별 거 아니지만 그것이 행복이었던 추억, 혼자서 그때, 그 사람을 생각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짓지만 연락하기겐 너무 지나가버린 시간에 추억으로 남기고는 현재를 살았다. 갑자기 떠오른 메신저 새 창, 낯설지만 아는 이름에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상대도 나와 같은 추억을 갖고 미소를 지었다는 생각에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거란 생각에 아름다운 추억 한켠에 자리 잡던 쓸쓸한 마음이 이제는 그저 한 가득, 깊고 달콤한 온기로 뭉개 뭉개 부풀어 몽글몽글 피어난다. 나를 잊지 않았구나. 그대에게도 그때가 아름다웠구나. 기쁨이 물든다. 더보기
저질체력의 스쿼시 냅다 치기 그렇다. 나는 자타공인 근육 0%에 수렴하는 말랑인간 붐따. 코로나 2번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을 시작했다. 매일 하는 스쿼트도 있지만, 아무래도 땀을 뻘뻘 흘리며 재미나게 하는 스포츠도 원했단말이지. 어릴 적 꽤나 쳤던 배드민턴으로 인해 테니스나 스쿼시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했고 아주 만만하게 보았는데, 위풍당당하게 스쿼시장으로 입장한 나는 엄청난 굴욕을 안게 된다. 그렇다! 공을 칠 수 없는 것이다. 배드민턴 깃털공과는 전혀 다른 묵직한 공의 무게, 거기에 속도감이 붙어 더해진 강력함에 나약한 손목은 너덜거리게 되었다. 손목을 사용해서 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대들은 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뒤로 꺾여버리는 손목의 설움을 아는가. 그렇게 스쿼시 1회 차는.. 더보기
매일 스쿼트 50개 : 저질체력의 생존근육 만들기 2주차 나의 멋진 인생을 돌아보자면 운동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다. 그나마 하는 건 집 근처 산책정도며, 헬스장을 일주일 이상 다녀본 적 없고 그마저도 찜질방만 애용했다. 그렇다. 몸에 근력이 하나도 없는 흐물텅 인간이다. 어느 순간부터 앉아있는 것 조차 힘들었다. 하는 일과 취미생활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 앞에 앉아서 보내는데, 이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처럼 느껴지기 시작해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모든 일에 능률이 떨어졌다. 웃기게도 처음엔 성인 ADHD를 의심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이 정신적인 문제라고 느꼈다. 하지만 좀 더 고민해 보니 가장 큰 이유가 앉아있는 것 자체를 몸이 견디질 못해서였고, 결국 체력이 부족하기 때문임을 깨달았다. 최근에 두번째 코로나에 .. 더보기
친구 홈카페 놀러 가는 기분으로, 웰컴 투 마이홈 우연히 오픈 날부터 가게 된 카페 웰컴 투 마이 홈 이후에도 여러 번 커피를 마셨지만, 대부분 테이크아웃만 해서 후기를 쓸 생각을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의 기준은 일단 '커피의 맛'이다. 인테리어가 아무리 멋져도, 맛있는 디저트가 있어도, 커피가 맛이 없으면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워진다. 커피콩의 맛과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상큼한 산미의 커피를 종종 즐기는 편인데, 웰컴 투 마이홈의 [Some Juice?] 블랜드 원두가 그 욕구를 완전히 해소시켜 주는 맛이다. 맛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Peach, Cherry, Milk Chocolate, Juicy] 상큼한 딱복, 햇빛을 강하게 받고 자란 과육의 상큼하고 짜릿한 맛이 체리향과 함께 강하게 느껴진다. 기본 블랜딩 원두인 [Some Tea]는 베이커리.. 더보기
Routine 그동안 자유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좋아하는 것을 하고, 때에 따라 먹고 싶은 걸 먹고. 계획 없는 생활이 처음엔 불안했지만, 때에 따라 내 몸이 원하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니 하고 싶은 게 무지 많아졌다. 그러나 많은 걸 하려니 시간이 부족했다. 때에 따라 몸이 이끌리는대로 하려니 모든 게 느리고 더뎠다. 이제는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필요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을 차곡차곡 적었다.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던 걸 한 곳에 모아두니 어렴풋이 감이 온다. 달력 앱을 열어 반복적으로 해야할 일의 시간을 정해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이 너무 오랜만이라 .. 더보기
아침을 여는 카페 : 유영 커피바 우연히 발견하게 된 카페 오픈한 지 얼마 안된 것 같아 보인다. 주문한 메뉴는 아메리카노 머신은 라마르조코 사용한다. 커피는 산미가 있고 안정적인 맛으로 바디감도 딱 적당하다. 무엇보다 커피의 향이 잘 느껴지며 향긋하다. 크레마가 가득 올라간 따뜻한 아메리카노, 매우 기분이 좋다. 원두의 종류는 디카페인까지 총 두가지 1. 에티오피아 싱글오리진 2. 콜롬비아 디카페인 나는 기본원두인 1번으로 마셨다. 다른 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셔보았다. 기분 좋은 원두의 향이 보다 더 느껴지고, 입 안은 상큼한 산미와 함께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더 잘 어울리는 맛이다. (아아를 더 좋아하기도 함) 커피의 맛이 전체적으로 풍미가 좋고 진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내 취향의 커피 맛있다! 간단한 디저트도.. 더보기
마플 제작 후기 : 디자인 상품, 굿즈 제작 기록 스티커를 소량 제작할 일이 있어 업체를 찾아보다가 1장부터 제작이 가능한 마플을 알게 되었다. 굿즈 뭐시기 하는 광고를 자주 접했지만, 자주 보이는 광고는 오히려 눈길을 더 안주는 타입이라 돌고 돌아 거의 마지막 즈음 찾아보았는데 오 이것 참 괜찮더라. 대부분의 상품이 1개씩 제작이 가능하고 그 종류도 스티커부터 각종 지류, 그걸 넘어서 티셔츠, 머그컵 등 범위가 굉장히 넓었다. 목적은 스티커였지만 다른 것들이 궁금해져서 이것저것 하나씩 테스트로 제작해보았다. 선택 가능한 옵션이 여러 개라 제작물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궁금했는데 대체적으로 다 만족스럽다. 디자인은 전부 내가 그림! 1. 티셔츠 직접 디자인해서 티셔츠를 만드는 게 처음이 아니지만, 업체마다 프린팅 방식이 달라 가장 궁금했다. 전에 제작했던.. 더보기